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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은 실상인가 공상인가 허상인가

4차원에 대한 이야기는 많습니다. 이젠 영상까지도 많습니다. 자연히 시간여행에 대한 SF영화도 많고 이것이 신기한 대중들은 4차원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런 관심을 받고자 누군가는 가설을 세워 설파하고, 이를 검색한 일부 대중들은 이를 열심히 중계합니다. 마치 자신이 진실을 아는냥, 가설이 아니라 사실인냥

4차원은 우리의 인식을 벗어납니다. 보고 만지고 느껴온 것이 아니니 비유와 확장 외엔 설명하기도 힘이 듭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1) 우리가 사는 세상은 3차원이다. 전후좌우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 공간
2) 여기서 위아래를 제거한 전후좌우만 존재하는 세상은 2차원이다. 면
3) 여기서 좌우만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은 1차원이다. 선
4) 움직일 공간이 없이 그자리에만 있을 수 있는 세상이 0차원이다. 점

그리고 흔히, 4차원의 존재가 3차원의 존재인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비교를 감행합니다. 3차원 존재인 우리가, 평면만 다닐 수 있는 2차원 존재인 개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통해서 말이지요.

개미는 높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며 설명을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들어 옮겨 다른 곳에 두면, '음? 내가 어느 사이에 여기로 온거지?' 하고 얼떨떨해 한다고 합니다. 2차원 평면의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오는 동안에는 평면을 떠나 3차원 세계를 지나왔기 때문이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3차원 존재인 우리가 4차원 존재나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듯, 우리의 도움으로 인해 2차원 세상을 떠라 3차원 세상에 잠시 머무른 개미는 3차원 세상에 있는 동안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필름이 끊긴 것처럼 개미는 황당한 순간이동을 한것처럼 느낄 것이라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러하듯 4차원 존재들은 3차원 존재인 우리들을, '시간 여행 보내기', '우주 밖으로 던져버리기', '출혈 한방울 없이 수술 또는 내장 제거하기', '세상에서 지워버리기' 등이 가능하기에 두려운 존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의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런 물음들이 생깁니다.

a) 우리는 3차원의 세계에 산다고 하지만 시간을 떼놓고 살 수가 없는데, 하다 못해 3.1이나 3.5차원에 사는것 아닌가?
b) 2차원에 상하축을 더해 3차원을 만드는 규칙은 누가 만든 것인가? 2차원에 시간을 더해 3차원이 되지 말란 법은 어디 있나? 2차원 존재인 개미가 그들의 평면세계에서 시간여행자가 된다면 그것은 3차원생물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지만 이런 경우에 대해선 언급하는 경우가 없어 보인다.
c) 고차원 생물이 저차원 생물에게 신비한 짓(?)들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3차원 존재로서 2차원 존재들에게 그런 신비한 짓들을 할 수 있나? 아니, 해본적이 있는가? 그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개미는 2차원 생물이 아니다. 그들이 머리는 짓눌린 사과처럼 생겼기에 3차원적 생물이다. 실제 아마존에 있는 개미 종들중 하나는 장애물을 넘어가기 위해 자신들의 몸통을 엮어 임시 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뿐더러, 개미가 나무에서 발 헛딛여 떨어진다고 해서, 잠시 3차원 여행을 하고 왔다고 생각할리가 없지 않은가... 하고 싶은 말은, 2차원이라는 높이가 없는 세상은 관측되지 않는 수학적 정의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싶다. 2차원을 본적도 없고 2차원적 생물을 아는 바도 하나 없다. 우리가 2차원 생물에게 위해를 가하기는 커녕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고로 4차원 생물들이 우리에게 이러저러한 짓을 할까 두렵다는 것은, 좀 많이 빈약해 보인다.
d) 2차원 생물에겐 질량이 있을까? 질량이 있다면 부피가 없고 면적만 있는데 어찌 가능하다는 건가? 질량이 없다면 관성도 없다는 것이 되는데 맞는가? 관성이 없다면 움직이는데 가속이 불필요 하단 듯이 아닌가?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말과 다른것인가? 질량이 없으며 가장 빠른 존재인 빛의 속도 정도면 타당할까?
e) 3차원 존재인 우리가 순간이동을 하고 싶다면 4차원 존재가 되는 것보다, d에서의 추론에 근거해 2차원 존재가 잠시 되어보는게 좀 덜 비현실적이진 않은걸가? 물론 4차원 존재들이 하는 시간여행과는 수준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2차원 생물의 순신술은 시간이 티끌만큼이나마 들긴 드는 빛의 속도란 한계를 넘지 못하니 말이다.

차원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란 개념은 단골손님처럼 등장합니다. 하지만 저명하고 겸손한 과학자들일수록 '시간'이란 개념에 대해 설명하길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분명, 필연적 죽음을 앞둔 우리들은 시간을 몸에 새기며 살아가지만, 두루뭉술한 시간이란 개념은 정의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보입니다. 이렇듯 시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정의내리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시간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고차원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제겐 허황되 들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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